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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와 만나다(2011.09.27)-라쇼몽 본문

생각하다

책, 영화와 만나다(2011.09.27)-라쇼몽

siastar 2011. 9. 28. 12:05




4월부터 꾸준히 6번의 신청끝에 드디어 만나게 된 이동진 기자님
실물로 만나보니 훨씬 더 이지적이고,
은근한 카리스마에 유머러스하심이 베어있는 멋진 분

올해 6번의 강의 중 가장 생소했던 '라쇼몽'

'라쇼몽'은 영화적으로는 일본에서 국제영화제의
판로를 열어 준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동진 기자님이 처음과 뒤에 읽어주신 소설 부분
라쇼몽은 기억이 가물가물^^

라쇼몽 중
최근 이삼 년 동안 교토에는 지진과 회오리바람,
그리고 화재와 기근 같은 재해가 연달아 일어났다.
그래서 성안은 몸시 황폐하였다.
기록에 따르면, 사람들은 불상과 불구(佛具)를
깨버리고, 단청이 칠해지건 금은박이 입혖ㄴ 나무를 길가에 쌓아놓고
장작 값으로 팔 정도였다고 한다. 성안이 그런 형편이었으니
라쇼몽의 수리 따위는 애초부터 생각지도 못한 채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그 극도의 황폐함을 이용하여 여우나
너구리가 드나들고, 도적이 소굴고 삼기도 하였고,
이윽고 거두어 줄 사람이 없는 시체를 라쇼몽에 버리고 가는 풍습까지 생겼다.
그런 연유로 해가 지면 모두가 으스스한 기분에
라쇼몽 근처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되었다.

덤불 속 중
나는 마침내 삼나무 밑동에서 지친 몸을 일으켰다.
내 앞에 아내가 떨어뜨린 단검이 번뜩였다.
나는 그것을 들고 단번에 내 가슴을 찔렀다.
무언가 비린내 나는 덩어리가 목구멍으로 치밀어 올라왔다.
그러나 고통은 전혀 없었다.
단지 가슴이 차가워지자 한층 주위가 조용해졌다.
아아. 얼마나 조용한가.
산그늘의 덤불 하늘에는 지저귀는 새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단지 삼나무와 대나무 가지 끝에 쓸쓸한 햇빛이 감돌았다.
햇빛이...... . 그것도 점차 흐려졌다 ...... .
이제 삼나무와 대나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 쓰러진 채, 깊은 정적에 휩싸였다.

그때 누군가 발소리를 죽이고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쪽을 보려고 하였다. 그러나 내 주위에는 어느새 어스레한 
어둠이 가득찼다. 누군가 ......, 그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내 가슴의 단도를 살며시 뺐다.
그러자 동시네 내 입 안에는 다시 한 번 피가 넘쳐흘렀다.
나는 그것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중유의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 .

 
이동진 기자님 강의 내용

감독은 구로사와 아키라로
1950년 개봉 당시 일본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정도였으며
제12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으면서
일본내에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으며
82년 베니스영화제 50주년 기념 회고전에서
역대 대상 수상작 중 최고인 '사자 중의 사자'로 뽑히기도 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중 두 작품을 착안하면 만들어진 영화로
현재의 이야기에는 '라쇼몽'을
과거의 이야기에는 '덤불속'이라는 작품을 가지고 왔다.

'라쇼몽'은 헤이안시대의 도쿄의 문을 뜻하며
폐허와 같은 우범지역으로 지옥같은 생활들을 견뎌내고 있는 상태이다.

초반부는 세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라쇼몽'을 중심으로
나뭇꾼(살인목격자) - 구로사와가 바라보는 인간상으로
어지러운 현실 상황에서 최후의 선의와 휴머니즘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며
스님(주변목격자) - 구로사와 감독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로서 방관자며
인간의 선의를 믿지는 않지만 믿을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지나가는 행인('라쇼몽'소설에서 가져온 인물) - 30대 중반에 자살해 버린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대변하는 인물구성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직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장면이 '라쇼몽' 현판에서 현판으로 끝난다고 한다.

이야기의 중심은 사무라이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각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대사는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어'라는 나뭇꾼의 대사인데
말미에도 등장하는 중요한 대사이기도 하다.
비와 바람 그리고 해와 구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는데
해는 진실을 상징하며
그늘은 진실을 감추고 있음을 상징한다.

살인에 관한 증언들이 이어지는데 질문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고 햇빛에 있으며
증언하는 사람들은 그늘에서 진술을 하고 있다.
증언하는 사람들을 보면 진술이 모두 틀리고
공통적으로 죽음을 자기가 결정했다고 진술한다.

이 영화가 높이 평가 받고 있는 이유는 영화의 진실성과
진리의 상대성이 잘 드러나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영화의 촬영방식들은
인물이 움직일때 카메라가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을때는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는 방식으로
인물보다는 인물의 맥락을 강조하여 화면이 아래에서 인물쪽으로 흐른다.

쇼트Shot란 카메라의 셔터가 한번 눌렸다가 꺼질 때까지의 단위인데
나뭇꾼이 여자의 모자를 발견할때까지 장면을 16개의 쇼트를 사용함으로서
그냥 걸어가는 장면일뿐인데도 다양한 시선으로 여러곳을
보여주는 효과를 살렸다고 할 수 있다.

미키마우징(Mickeymousing)이란 묘사적이며 화면동작에 상응하는 음악적 등가물을 창출하는
영화음악의 형태로서 애니메이션에서 종종 사용되는데
이곳에서도 살인사건의 발견할때 이 같은 방식을 썼으며
스티븐 스필버그도 E.T에서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
이 영화와 소설을 보면서 느낀점은
혼란의 시대에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다른지를 다시 한번 느꼈으며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며
지식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며 큰 파장이 되는지
많은것을 배우고 왔다.

이동진 기자님은 구로사와 아키라로 감독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작가의 비교되는 삶을 조명하셨는데
감독은 장수를 하였으며
작가는 35세의 나이로 짧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이동진 기자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나라 영화중에는
'박쥐'가 먼훗날 재조명을 받지 않을까 생각하신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박쥐'랑 '마더'
'마더'의 마지막 장면은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정서가
깊이 베어 있으며 전무후무하게 남을 명장면이라
생각하기에 잊을 수가 없다.

멋진 경험과 깨어있음의 소중함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는 시대적으로
늘 고민을 해왔었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생각들이 한꺼번에 들었던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