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
봄날은 간다
siastar
2010. 3. 17. 09:46
작년 이맘때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
올해 이맘때 입적하신 법정 스님
두분 다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말씀 하나 하나가 다 귀뿐만 아니라 마음에 깊이 와 닿아 새겨집니다.
그분들의 삶을 존경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청렴하신 무소유의 삶 때문이었겠지요
제 삶에서도 무소유를 실천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욕심이 나네요
특히 책에 대한 욕심은 못 버릴꺼 같은 생각이 들어서 더 더욱더 깊이 용기내어 봅니다.
오늘 하루를 내삶의 마지막 순간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살라고 하셨던 말씀대로
또 자각하고 반성하고자 합니다.
법정스님의 MBC 특집 다큐에서 보여졌던 여러해의 봄날의 모습을 보며 아련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봄날이 가듯이 우리들의 삶도 천천히 때론 빠르게 가겠지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나오던 할머니의 연분홍 치마를 곱게 차리시고
마지막 외출을 하시던 모습도 생각이 나네요.
이번 봄날은 그래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꺼라 다짐합니다.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새들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