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물안개
siastar
2010. 6. 11. 08:38
물 안 개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 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한여름인데 갑자기 시가 좋아집니다.
인연...
쉽고도 어려운
사랑도 인연도 헤어진 후에나
깨닫게 되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