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눈을 감고 보는 길- 정채봉

siastar 2007. 8. 8. 10:45

영혼의 화가, 또는 태양의 화가라고 불리우는
빈센트 반 고흐가 1874년 1월에 그의 평생 지기인
아우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산책을 자주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감탄할 거리가 있을 때는 참을 것이 아니라
즉각 감탄해야 합니다.

고흐가 지칭한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는사람들' 중에드는
사람이었을 때 우리의 얼굴 표정은 화날 때 밖에는
움직이는 일이 없을테지요.

그리고 어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 화가에게만
주어진 사명이겠습니까.
우리 지구의 내일을 위해서도,
개개인의 감탄을 위해서도
꼭 해야 할 일이지요.

잡초 속에 피어 있는 풀꽃 한 송이,
산여울에서 헤엄치고 있는
작은 물고기, 푸른 바다,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
아름다운 저녁 노을....

가슴을 열고 보면 어디 감탄할 거리가 한두 가지입니까.
가슴 두근거리고 놀라고 환호할 때
우리의 행복은 곱으로 느껴지고,
그 기쁨이 밴 얼굴만큼이나 좋은 화장을 한 얼굴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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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듯이 그가 또 나를 생각하고 있을것이라는 것을
내가 지금 누군가를 생각 하고 잇듯이
다른 누군가도 나를 생각하도 잇다는 생각 해보셨어요?
그사람 또한 나처럼
그리워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면
가슴에 잔잔한 파도결이
일지 않던가요?
사랑은 참 이상합니다
보고있으면서도 보고싶게 하거든요
정채봉 <눈을 감고 보는 길> 중에서...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정채봉 아저씨.

고등학교 때 참 많이도 읽었다.

아저씨가 고인이 되신 후, 에세이집이다시 시리즈로 엮여서나왔는데,

한눈에 확 들어온 이수동 아저씨 그림.

나오자마자 반갑다고 얼른 가져다 놓았다.

그러나 책을 보는게 아니고 아까워서 책장 한 켠에 예쁘게 놓여져 있다.

보면 볼수록두분의 감성이 참으로도 잘 어울린다.

그와 더불어 샘도 난다.

좋은글을 보면 나도 좋은글을 쓰고 싶고,

좋은 그림을 보면 나도 그림 그리고 싶어진다.

내가 잘하는것 아니 하고 싶은 건뭘까???

.

.

.

눈을 감고 길을 보기 시작하면 언제나 그 끝에 또 다른 내가 서 있다.

모두에게나 그렇겠지만,

때론 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

.

.

다람쥐 쳇바퀴 같이 계속 돌아가기만 한다면

길 위에 끝에서는 또 다른 길이 시작하듯이 갈때까지 가보는거다.

다만 오늘도 내가 바라는 건

그 끝에 서 있는 내 모습이 평온하기를 욕심내고 또 욕심 내본다.